대입 준비는 나를 만드는 과정…성적 등은 부수적 결과물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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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는 어떤 사람이 갈까?

우리는 누구나 1인칭으로 살아간다. 남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거나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간은 실로 미미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머리 앞부분에 박혀있는 두 눈으로 그 눈이 향하는 쪽을 바라보면서 오감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들을 가지고 우리 두뇌 속에서(두뇌 속에서만) 쿠킹을 하게 된다.  

2020년 아카데미상 10개 부문에 지명되어 촬영상(Best Cinematography), 시각효과상(Best Visual Effects), 음향믹싱상(Best Sound Mixing) 세 부문에서 수상한 1차대전 영화 ‘1917’를 한번 보시기를 추천한다. 영화 초반에 카메라는 당시 프랑스의 악명 높던 참호 속을 쉼 없이 뛰어다니며 생사를 넘나드는 주인공을 밀착하며 따라간다. 근 20여분간, 철저하게 주인공의 1인칭적인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엔 이 훌륭한 촬영 기법이 3개의 오스카를 얻을 수 있도록 했겠다는 감탄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뒤이어서 평소 나의 시선이 주인공의 시선처럼 오직 나 위주의 좁디좁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살고 있으며 또한 24시간씩 일주일 내내 아니 평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이렇게 나만의 좁은 시선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가 (학생이나 학부모로서) 가지고 있는 매우 편협할 수밖에 없는 ‘시선’에 대해 자기관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면, 우리는 우물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듯한 좁은 시선을 고수하는 것을 버리고 우물가로 나와 밖의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도 가질 수 있고 세상에는 나의 시각과 다른 수많은 시각이 존재하며 그들을 통해 거울 속을 보듯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 수도 있게 된다.

누구나 갖게 되는 질문인 “무엇을 하면 XXX에 들어갈 수 있는가”는 너무나도 1인칭적 질문이다. 이 시선에서는 나와 가상의 목표인 XXX만 존재하고 그사이에 몇 개의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만이 관심의 초점이며 그 장애물을 넘는 기술에 골몰하게 된다. 모든 생각 속에서 정작 학생 본인은 빠져버리고 그 몇 개의 조건들 즉, SAT나 GPA, 과외활동만 남게 된다. 뭘 해야 하나? 얼마나 해야 하나? 뭐가 중요한가? 같은 조건의 늪 속에서 허우적댄다.

요즈음 UC를 비롯하여 명문대들이 SAT와 ACT를 필수사항에서 빼버리거나 선택사항으로 하게 되면서 학생들은 (실은 학부모들이 더욱) 준비할 수 있는 것 중에서 큰 덩어리가 하나 사라진 것 같아 가뜩이나 뭘 준비할지 모르겠는데 이제 더더욱 모르겠다며 걱정하고 있다.  

정작 이 조건 하나를 없애겠다고 하는 측(대학)에서는 그것 없이도 학생 선발에 어려움이 없다고 얘기하는 데도 말이다. 명문대에서 언제 높은 SAT/ACT 점수, 높은 GPA, 훌륭한 리더십, 우수한 스포츠 경력, 많은 봉사활동 시간이 있어야 학생을 뽑겠다고 했나? 그들은 ‘훌륭한 학생’을 뽑고 싶은데, 뽑힌 학생들의 면면을 보다 보면 그런 조건들을 갖춘 학생들이 많으니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겠다고 얘기하는 것뿐이다. 뽑히는 훌륭한 학생들이 주로 그런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지, 그런 조건들을 갖추어야 뽑힌다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이제 생각을 바꾸자. 조건에 집착하는 대신, 나(학생)의 훌륭함에 천착하자. 나는 왜, 어떤 이유로 뽑힐 것인가? 명문대에 합격하는 학생들은 저마다 특색 있고 훌륭한 모습들을 갖추고 있고 나 또한 그러하니 어느 한 가지 방식으로 단정하여 그 조건을 향해 갈 수 없는 법이니 나는 무엇이 훌륭하며 나를 뽑을 학교가 어떤 이유로 나를 뽑을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발전시킬 것인지를 고민하고 결정하고 실행할 것이다.

결국은 겉에 보이는 모습, 피상적이고 깊이 없는 조건들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학생 자신과 내면, 그 안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우수한 멋짐이 드러나도록 추구하고 그걸 발견하고 뽑아 줄 멋진 대학으로 진학하도록 하자. 그런 삶 속에 결국에는 잘 갖추어진 조건들로 무장하게 되리라.

양민 박사 / DrYang.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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