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텍(Caltech) 등 주요 대학 입학사정에 AI 활용…문제 없나

대학들 “효율성 높고 시간 단축”
“학생 잠재력 파악 못할 것” 우려
 

대학들이 지원자의 에세이나 재학생의 시험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는 인공지능(AI) 활용을 금지하면서도, 정작 지원자를 선별하는 입학사정에는 AI를 활용하기 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 측은 AI 활용으로 수만 명의 지원서 검토 시간을 줄이는 등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하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AI가 지원자의 잠재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A타임스는 캘텍(Caltech), 버지니아 공대(Virginia Tech), 조지아 공대(Georgia Tech) 등 주요 대학들이 입학사정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2일 보도했다. 이들 대학은 수천 건의 지원서를 선별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AI가 효과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주요 대학들은 지원서 기본 평가와 선별 과정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1차 서류 평가 이후 지원자 인터뷰에도 AI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대학 측은 입학사정에서 AI 활용의 장점으로 ▶사람의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채점의 일관성 ▶입학사정 시간 단축 ▶허위 지원 확인 및 서류 검토 보조 역할 등을 꼽았다.

캘텍의 경우 지난 가을학기 조기 지원자 중 약 10%를 대상으로 AI 기반 인터뷰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원자가 제출한 연구 프로그램에 대해 음성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후 교수진과 입학사정관이 최종 평가를 검토했다고 한다.

버지니아 공대는 지원자의 에세이 1차 분류 및 평가에 AI를 활용했다. 학교 측은 약 25만 건의 에세이를 분류하고 평가하는 데 1시간 이내가 소요됐다며, 입학사정관 투입 대비 8000시간 이상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조지아 공대는 편입 지원자의 성적표를 AI로 자동화해 수작업 입력에 따른 오류 가능성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학 입학사정에 AI를 활용하는 데 대한 반대 여론도 거세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AI를 활용할 경우 지원자의 진면목을 파악하기 어렵고, 투명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원자의 미래를 결정하는 입학사정에서 AI에 심층적 판단까지 맡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UNC) 채플힐은 2022~2023학년도 입학사정에 AI를 활용한 사실이 대학신문을 통해 알려지며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전국대학입학상담가협회(NACAC)도 윤리지침을 통해 AI 활용 시 투명성·공정성·학생 존엄성 등을 지켜야 한다고 명시했다.

기존 입학사정 정책을 강조한 UC머시드 더스틴 노지 입학처장은 “입학사정관이 지원서를 직접 검토하면 지원자가 어떤 환경을 겪었고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지를 전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입학사정관이 완벽하진 않지만,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