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최우수 공립고교 ‘옥스퍼드 아카데미’… 표현하는 리더로 성장시키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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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교실 l 가주 최우수 공립고교: 옥스퍼드 아카데미

대학 진학 특화된 커리큘럼과 최신식 시설
2022년도 7학년 선발에 인터뷰 항목 추가
2021년 가주 최우수 고교에 선정된 옥스퍼드 아카데미의 앰버 휴스턴 교장 (왼쪽)과 에스더 조 교감.

옥스퍼드 아카데미를 가다

남가주 사이프리스에 위치한 옥스퍼드 아카데미는 지난달 26일 US뉴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2021년 전국 최우수 고등학교’ 순위에서 가주 1위, 전국 11위에 오르며 가주 최우수 고교에 선정됐다. 지난 2013년 가주 최우수 고교에 오른 이후 8년에 이룬 쾌거다. 특히나 코로나19로 100% 정상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없었음에도 이룬 뜻 깊은 성과이기도 하다.

가주 고교랭킹 정상을 재탈환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매년 고교랭킹 최상위권을 유지한 옥스퍼드 아카데미가 가주 최우수 고교 중 하나라는 것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다. 1998년 개교로 길지 않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옥스퍼드 아카데미가 빠르게 남가주 명문 고교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3일 옥스퍼드 아카데미를 직접 방문하여 앰버 휴스턴 교장과 에스더 조 교감을 인터뷰하며 그 비결을 물었다.

유연성 있는 커리큘럼

흔히 옥스퍼드 아카데미를 ‘사립 같은 공립학교’라고 표현한다. 다른 공립학교와 달리 한 학년에 200여 명을 유지하는 학교 규모를 빗댄 표현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공립학교에서 보기 힘든 유연성 있는 커리큘럼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아카데미의 수업은 8교시로 이뤄져 있다. 하루 6개 과목의 수업을 제공하는 일반적인 커리큘럼을 벗어나 학생들에게 학업의 유연성을 제공한다. 앰버 휴스턴 교장은 “8교시로 이뤄진 옥스퍼드 아카데미의 커리큘럼은 타학교에 비해 학생들이 제2외국어, 음악 등과 같은 필수과목 외 과목들을 수강하는 여유를 제공한다. 또한 학생이 수강을 희망하는 과목끼리도 충돌을 최소화시켜 스케줄을 짜는데 편리함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 목적의 최신식 시설

짧은 개교 역사에 걸맞게 옥스퍼드 아카데미는 비교적 최신식 시설을 자랑한다. 이 중 최신식 도서관과 2019년 완공된 엔지니어링 건물과 음악 건물은 옥스퍼드 아카데미 내에서도 손꼽히는 최신식 건물이다. 도서관은 책상마다 휴대폰과 랩탑이 충전되도록 하는 최신식 설비를 완비해 프로젝트 등을 위해 도서관을 방문하는 학생들에게 편리를 제공한다.

2년 전 완공된 엔지니어링 건물과 음악 건물은 관련 과목 및 과외활동을 수행하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STEM 육성을 위해 완공된 엔지니어링 건물에서 학생들은 무인 로봇제작, 생물반응 등 다양한 실험을 하며 교과서를 벗어난 체험적 학습이 가능하다.

대학준비를 위한 특성화 교육

옥스퍼드 아카데미가 개교 이래 가주 최우수 고교 명성을 유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시대에 발맞춘 대학진학 특성화 교육에 있다. 단순히 여러 AP와 IB 과목을 제공하는 것으로는 다른 학교와 차별화를 이룰 수 없다.

옥스퍼드 아카데미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AP수업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미래에 대학에서 의예과, 경영학과,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개발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4개 진로(4 Pathways)’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커리큘럼을 수강하는 학생은 9학년 또는 10학년부터 3년 연속으로 대학이 강의하는 수준의 생물학, 경영,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수업을 수강하며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력을 키우게 된다.

옥스퍼드 아카데미가 소속된 애너하임통합교육구가 실시하는 ‘애너하임 약속(Anaheim Pledge)’ 프로그램 또한 대학진학 특성화 교육을 가능케 한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구와 연계된 풀러턴칼리지와 사이프리스칼리지가 제공하는 수업을 듣고 향후 대학 진학 시 학점을 인정받는 방식이다. 다른 학점은행제와 차이점은 프로그램 등록 시 학생은 애너하임통합교육구뿐만 아니라 해당 커뮤니티 칼리지에 이중 등록(Dual Enrollment)되어 기간 동안 커뮤니티 칼리지의 소속 대학생으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대학 교수들이 직접 고등학교 캠퍼스에 와서 수업을 진행한다.

에스더 조 교감은 “학교가 제공하는 4개 진로 프로그램과 애너하임 약속 프로그램인 대학의 학점으로 인정되는 AP 38개 과목 이외에 학생들에게 더 세분화된 대학수업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한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이 희망 전공과 관련된 인턴십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펼친다. 휴스턴 교장은 “지난 4년간 매 기수 12학년 학생들이 여름방학 또는 학기 중 활동한 인턴십이 500여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표현하는 리더로 성장시키는 학교

최신식 시설과 우수한 커리큘럼을 앞세워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학교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옥스퍼드 아카데미가 가주 최우수 고교가 된 가장 큰 비결로 휴스턴 교장은 ‘표현하는 리더를 세우는 학교 문화’를 꼽았다.

휴스턴 교장은 “우수한 커리큘럼으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만큼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올바른 방법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에 내게 하는 것 또한 옥스퍼드 아카데미가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이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아카데미는 지난해 ‘가주 민주주의 학교(California Democracy School)’로 선정됐다. 지역사회 또는 공동체가 다루는 현안 등에 높은 참여도를 보인 학교에 주어지는 명예인데 지난해 옥스퍼드 아카데미 12학년 학생들은 작게는 시정부에 탄원서 또는 건의안 등을 편지로 보내고 크게는 새크라멘토 주의회에서 진행된 인종차별 반대 대회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며 전원이 ‘민주주의 시민 인장(Civic Seal of Democracy)’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교육구에서 개최한 아시안 증오 범죄 반대 콘퍼런스에 휴스턴 교장과 조 교감을 비롯해 다수의 학생이 참여했고 학교 자체적으로도 온라인 콘퍼런스를 진행하며 아시안 증오 범죄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 교감은 “공부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닌 속한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훗날 자신의 커리어를 통해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지역사회에 공헌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큰 목표”라고 말했다.

2022년도 신입생 선발 11월부터

2021년 가주 최우수 고교에 선정된 만큼 신입생 입학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옥스퍼드 아카데미는 직전 학교 성적 4.0 만점에 2.5 이상 2년간 가주학력테스트에서 학년수준보다 최우수(Advanced) 또는 우수(Proficient) 등급을 받은 학생 중 자체 입학시험을 거쳐 신입생을 선발한다.

애너하임통합교육구 내 지역 거주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가 주어지며 지역 균형을 위해 신입생 선발 중 35자리는 타 교육구 거주 학생을 선발한다. 7학년 신입생 선발을 기준으로 8학년과 9학년은 보결이 생길 경우에만 실시한다. 2021년에는 8학년과 9학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았다.

조 교감에 따르면 올 가을 6학년이 되는 학생 대상 2022-2023년도 7학년 신입생 지원접수는 1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특별히 올해부터 옥스퍼드 아카데미는 지원자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검증하기 위해 인터뷰 항목이 추가된다. 지원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동영상을 촬영하여 제출하게 된다. 더욱 자세한 입학조건 및 절차는 oxford.auhsd.us/Oxford/ 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