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 인간다움 연구하고 싶어”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UIUC)에 재학 중인 한국 유학생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주최한 해커톤 대회에서 1위에 입상했다.
해커톤(Hackathon)이란 말 그대로 해킹과 마라톤이 합쳐진 것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이번 대회는 48시간 내, 팀원들이 힘을 합쳐 자료 분석과 정책 제시를 도출하는 대회를 말한다. 이번 대회에는 사전 선발을 통해 280명이 출전했는데 UIUC에서 철학 전공, 정보과학을 부전공으로 하고 있는 정민석(25•사진)씨가 1위에 올랐다.
정 씨는 변호사, 은행 데이터 분석가, 해군 사관학교 생도, 진학 지도교사 등과 함께 자신이 제안한 ‘Policy4All’이라는 이름으로 팀을 조직, 인터넷과 사이버 시큐리티 분야에 도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데이터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서 해결책을 제시했다. 즉 전체 인터넷 셧다운의 92%가 러시아에 의해 진행됐다는 사실을 데이터를 통해 찾아냈고 민간 회사나 기관이 아닌 국제 단체가 공공자료의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요 인터넷 회사들의 데이터 수집과 저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하고 회사간 용어와 프로세스의 통일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해커톤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데이터 분석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정책이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올 겨울 졸업 예정인 정 씨는 대학원 진학을 위해 MIT와 하버드대, 옥스포드대, 코넬대, 위스컨신대 매디슨, UIUC 등에 지원한 상태다. 정씨는 과학기술 정책, 과학사, 소셜데이터사이언스 분야에서 계속 연구하는 게 목표다. 학부에서 철학과 정보과학을 공부한 것도 인공지능 윤리 쪽으로 연구하고 싶은 마음에 정반대의 학문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정씨는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인간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성찰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유학을 하면서 투자한 만큼 받아갈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최신 정보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UIUC로 유학 온 정씨는 정창욱, 최옥순씨 부부의 2남 중 장남이다. 시간이 날 때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만들어 친구들과 나눠 먹는다는 정씨는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 적어도 하루 1시간 이상 달리기를 한다.
가까운 대도시인 시카고는 자주 찾지 않지만 유학생활을 하면서 겨울 방학 동안 한달 정도 지낸 멕시코 캔쿤이 인상적이었다는 정씨는 “연구 중심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학부생이지만 교수님과 연구를 함께 할 수 있으며 융합 수업이 많아서 인공지능 윤리 부분을 깊게 연구할 수 있는 점이 맘에 들었다. 반면 다소 외진 듯한 대학 도시 분위기와 추운 날씨는 단점”이라고 말했다.
Nathan Park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