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로 전년 대비 7%P 상승
흑인·히스패닉·백인 모두 줄어
소수계 우대 대학 입학제도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위헌 판결 이후 처음 맞이하는 입학 시즌인 올해, MIT의 아시안 입학생 비율이 상승했다.
21일 MIT가 공개한 2024~2025학년도(Class of 2028) 신입생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학년도 아시안 입학생 비율은 47%로 2023~2024학년도 40% 대비 7%포인트 증가했다. 즉 아시안 학생이 신입생의 약 절반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반면 아시안 학생 외 유색인종 입학생 비율은 줄었다. 이번 학년도 흑인·히스패닉·아메리카 원주민 및 태평양 섬 주민 신입생 비율을 합한 수치는 약 16%로, 최근 몇 년간 이 비율이 평균적으로 약 25%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아졌다.
▶흑인 신입생 비율은 지난 학년도 15%에서 5%로 ▶히스패닉은 16%에서 11%로 줄었고, ▶백인 학생 비율도 38%에서 37%로 소폭 감소했다.
MIT 입학처는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은 미적분과 물리학, 컴퓨터 과학 등을 가르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MIT가 공과대학인 만큼, 고등학교에서 위 과목을 배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흑인·히스패닉 학생들의 입학 가능성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퍼머티브 액션으로 인해 백인과 아시안 지원자들이 차별받았다’며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 연합(SFA)’은 “이 데이터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번 학년도 MIT 입학생들은 인종이 아닌 뛰어난 학업 및 과외활동 성취도에 따라 합격한 것”이라고 전했다.
SFA는 2014년 소송을 시작할 당시 각 대학이 표준화된 시험 점수 외에 인종·가정환경·소득 수준 등을 반영하면서 성적이 우수한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연방대법원은 “학생은 인종이 아닌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인종을 고려한 입학 전형이 사라짐에 따라 평균적으로 SAT 등 표준화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온 흑인 학생들의 입학 비율은 감소하고, 높은 점수를 기록한 아시안 학생들의 비율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저스틴 드라이버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미국 최고의 대학에 흑인 학생이 부족하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국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했다.
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