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최경주 프로골퍼가 가장 많이 우승했던 2005-2008년 시절, 그의 캐디는 ‘앤디 프로져저’라는 노장이었데 ‘캐디 명예의 전당’ 멤버로도 선정되었다. 그가 자신의 커리어를 회고하며 다음과 같은 짧은 명언을 남겼다. “Show up, keep up, and shut up.” 그의 말을 학생과 교육에 적용해보자.
첫째, ‘Show up(나타나라)’이란 무슨 일을 하던지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최선을 다함을 의미한다. 사람은 살아가며 나타나야 할 때와 장소, 그리고 만남이 많다. 사실 우리는 매일 우리를 나타낸다. 학생은 학교에, 직원은 일터에, 친구를 만날 때, 애인을 만날 때, 교회에 갈 때, 업소를 방문할 때 쇼-업한다. 그런데 어떤 태도와 자세를 갖고 쇼-업 하는가? 어떤 이는 마지 못해,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밝은 미소와 열정을 갖고 쇼-업한다.
필자는 21년 전 미주 한인이민 역사상 한인으로선 처음으로 기독교 학교인 새언약학교(New Covenant Academy)를 설립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거의 매일 아침 학교 주차장에 서서 등교하는 학생을 맞이한다. 그런데 등교하는 학생의 표정과 태도는 가지각색이다. 에너지가 넘치고 밝은 모습으로 인사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어른을 보고도 입도 열지않고 이어폰을 낀 채 눈도 안 맞추는 학생도 있다. 기억하자. 어떤 태도와 자세, 그리고 마음가짐을 갖고 나타나야 하는지. 우리의 모습이 만나는 모든 이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자.
둘째, 프로저는 “Keep up,” 즉 뒤에 처지지 말라고 조언했다.
일단 어떤 일에 맡았거나 참여한다면 최선을 다해 함께하는 자들과 협력하라는 뜻이다. 프로저는 캐디로서 선수의 필요를 미리 헤아리고 준비해야 했다. 토너먼트가 시작하기 며칠 전부터 코스를 샅샅이 점검하는 것은 물론 당일 선수의 컨디션까지 파악해야 했다. 그리고 선수에게 필요한 모든 것(클럽, 물병, 간식, 장갑, 공, 거리, 바람 속도, 떠드는 사람에게 주의주기 등)을 준비하고 제공해야 했다.
우리는 가정과 소속된 단체와 조직에서 최선을 다해야한다. 학생이라면 학교의 교육목적과 규칙을 따르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일터에서 요구하는 일을 책임지고 감당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현재 무엇을 왜 하고 있는지 먼저 깨달아야 한다. 즉, 목적을 알아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목적을 알고 있다면 그 다음은 꾸준히 배우고 노력함으로 실력을 쌓는 것이다. 이것이 정말 자신을 위한 것이요,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셋째, 프로저는 “Shut Up,” 즉 입을 다물라고 조언했다. 성경에 사람은 혀를 다스릴 수 없다고 했다.
현명한 사람은 언제 말을 하고 언제 침묵을 지켜야 할지 잘 안다. 그런데 입을 다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적용되는 지침은 말은 덜할수록 실수를 덜 범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말을 적게 하는 게 상책이요, 꼭 할 말이 있다면 실천과 행동으로 말하는 것이 더 영향력 있다.
특히 우리는 비판을 줄여야한다. 예수님은 남을 비판하지 말라고 가르쳤는데 왜냐하면 비판하는 그대로 우리도 비판받기 때문이다. 또 옛말에 남아일언 중천금이라 했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도 했다. 그만큼 말은 신중히 해야하며 소금을 적당히 뿌린 것 같이 맛을 내는 말, 덕이 되는 말만 해야겠다.
명캐디의 명언, ‘Show up, Keep up, Shut up’은 삶의 지침으로 간직하기 좋은 짧고 의미깊은 표현이다. 잘 나타나고, 잘 따르고, 말수를 줄이는 2021년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자녀도 그렇게 살도록 새해에 본을 보이고 가르치자.
제이슨 송 교육학 박사 / 새언약 초중고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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