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뻐꾸기형 스카우트’ 난무…청년 인재쟁탈전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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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고액 연봉으로 스카우트  
일부 기업 이직 금지법 추진 

월가에서 젊은 인재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면서 다른 회사가 키운 신입 인력을 고액 연봉으로 빼가는 ‘뻐꾸기형 스카우트’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부 기업들은 입법을 통해 이직을 금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며 월가 인재 시장의 불공정 경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초 대형 은행 JP모건체이스는 글로벌 뱅킹 부문에 합류한 신입 애널리스트에게 “입사 전 또는 입사 후 1년 반 이내에 다른 회사의 채용 제안을 수락하면 해고될 수 있다”며 이례적인 통보를 보냈다. 

JP모건은 신입 애널리스트를 2년 반 동안 체계적으로 육성하지만, 훈련 중간에 사모펀드(PE) 등 투자 펀드로 이직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PE 업계는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으로 인재 육성에 강점을 가진 JP모건 같은 은행의 신입 직원들을 조기 타깃으로 삼아 애널리스트로 독립하기 직전에 몰래 스카우트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PE 투자회사에 입사한 신입 애널리스트의 평균 연봉은 13만5000∼15만5000달러로, 여기에 성공 보수로 연봉의 100∼150%에 해당하는 보너스가 추가된다. 

반면, 상업은행 신입 연봉은 6만∼7만5000달러, 보너스는 5∼10%에 불과하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아직 첫 업무도 시작하지 않은 신입 직원을 빼가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투자펀드의 약탈적 스카우트는 문제”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일부 기업은 아예 법적으로 이직을 막으려 하고 있다. 

유명 투자자 켄 그리핀이 이끄는 헤지펀드 시타델은 2022년 본사를 시카고에서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이전한 뒤, 현지 주 정부에 입법 로비를 벌여 경쟁사 이직 제한 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