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어느 고등학교에 보내면 좋을지 선택지가 있다면 운이 좋은 것이다.
공립이나 사립 중 고민을 한다면,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 그럼에도 사립이 대입에 유리한지 살펴본다면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
‘10대 자녀를 엘리트 보딩 스쿨에 보내야 할까?’ 수 세기 동안 미국의 유명 보딩 스쿨들은 8개의 아이비리그를 포함해서 엘리트 대학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해왔다. 매사추세츠주의 그로톤(Groton)이나 밀튼(Milton), 디어필드(Deerfield), 뉴햄프셔주의 필립스 엑시터(Phillips Exeter), 코네티컷주의 초우트(Choate), 뉴저지주의 로렌스빌 스쿨(Lawrenceville School) 등이 그런 보딩스쿨들이다.
지난 5년간 초우트는 예일 대학에 53명, 컬럼비아에 41명, 시카고 대학에 39명을 각각 진학시켰다. 또 하버드에 27명, 규모가 작은 베이츠 칼리지(Bates College)에도 18명이나 보냈다. 이쯤 되면 감이 잡힐 것이다. 이런 유수의 보딩스쿨에서 학생이 잘 성장한다면 드림 스쿨에 진학할 가능성이 꽤 높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이 경우 대가가 따른다. 예를 들어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1년 학비와 기숙사비가 5만9000달러에 달하니 우선 학교 보내는 데 돈이 많이 든다. 또한 어린 나이에 자녀를 안락한 둥지에서 떠나 보내야 하는 ‘감정적 대가’도 치러야 한다.
그러나 보딩스쿨이 주는 장점도 많다. 부모 품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면 자립심을 더 키우게 되고, 독립적인 성인의 삶을 준비하게 된다. 더구나 보딩스쿨이 학생에게 딱 맞는 선택이라면 대입 결과도 잘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엘리트 사립 고등학교이지만 집에서 통학하는 데이스쿨은 어떨까?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유명 데이스쿨들은 전국에 있다. 예를 들어 LA지역의 하버드-웨스트레이크(Harvard-Westlake), 워싱턴DC에 있는 시드웰 프렌즈(Sidwell Friends), 조지타운 데이(Georgetown Day), 내셔널 커시드럴 스쿨(National Cathedral School), 뉴욕시의 트리니티 스쿨(Trinity School), 브리얼리 스쿨(Brearley School), 필라델피아의 저먼타운 프렌즈(Germantown Friends) 등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사립 데이스쿨들이다.
하버드-웨스트레이크의 ‘클래스 오브 2020’는 300명이 채 안 되는 학생들로 구성돼 있지만,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 리스트를 보면 명문 보딩 스쿨인 그로톤의 결과와 비슷하다. 하버드-웨스트레이크의 2020년 졸업생 중 6명은 유펜에 진학했고, 6명이 컬럼비아, 9명은 코넬, 그리고 다수의 학생들이스탠퍼드, 앰허스트, 프린스턴, 노스웨스턴, 브라운 등과 같은 엘리트 대학에 진학했다.
이런 결과를 보면 하버드-웨스트레이크에 재학하는 것이 확실히 대입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앞서 언급한 사립 고등학교들의 카운슬러들은 미국의 유수 대학들에서 입학 사정관을 역임한 경우가 많으니, 그 경험이 분명히 빛을 발할 것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뛰어난 상황에서 평균학점 A를 받는 ‘A 학생’이 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진지한 학업 환경에서 공부하다 보면 법대, 의대 진학의 초석을 쌓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모든 14~15세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치를 준비가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럼 전국 랭킹을 다투는 공립 매그닛 또는 차터스쿨은 어떨까?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명문 STEM 특목고인 토머스 제퍼슨 고교의 경우 재학생들의 평균 SAT 점수가 1515점이다. 이런 학교는 공립이면서도 엘리트 사립 고교와 같은 학업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거주하는 지역의 공립 학교가 강하지 않다면, 그리고 자녀가 양질의 매그닛 스쿨에 합격한다면 크게 고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주 지역의 공립 학교가 우수하다면 선택이 어려워진다. 보통 가장 학력 수준이 높은 우수한 공립고교는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에 있다.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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