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의 모든 것… 미국의 미래 책임질 지도자들의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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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10 리버럴 아츠 칼리지
의대 등 대학원과정 관문
학비 없고 입학 쉽지않아
졸업하면 5년 장교 의무

웨스트포인트라 불리는 육사는 학부 중심 국립대학으로 연방정부에서 키우는 미래의 리더 양성기관이다.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해 5년간 현역, 3년간 예비역의 의무가 있다. 육사 생도들이 제식훈련을 받고 있다. [육사홈페이지]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육군사관학교(US Military Academy)는 웨스트포인트라고 더 알려져 있으며 졸업하면 의무적으로 장교로 복무해야 하는 특별한 국립대학이다. 원래 설립 목적은 육군의 리더인 장교를 배출하는 것이지만 연방 정부에 의해서 양성되는 미국의 리더를 기르는 학교로 보는 것이 맞다. US뉴스의 분류로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로 분류한다. 학부 중심 대학이기 때문이다. 사관학교 출신중 군의관도 많은데 이들은 대개 사관학교를 학부로 나오고 의과대학원에 진학한다. 학비가 없고 장래가 열려 있다 보니 입학도 어렵고 수업 과정도 만만치 않다.

미국에는 5개의 사관학교가 있다. 웨스트포인트 이외 메릴랜드에 있는 애나폴리스(해군사관학교), 콜로라도에 있는 공군사관학교가 대표적이고 이외 교통부 산하 상선 해양사관학교(US Merchant Maritime Academy), 가장 작은 규모가 국방부 소속으로 킹스포인트로 불리우는 코스트가드 사관학교(US Coas Guard  Academy)가 있다. 이외 상선 해양사관학교는 캘리포니아, 메인, 메사추세츠주에 별도로 개설돼 있다. 물론 상선 해양사관학교는 상선을 타게 된다.  

일반적으로 웨스트포인트를 포함한 사관학교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로 분류된다. 수준을 확인해보려면 US뉴스 리버럴아츠 칼리지 순위를 알아보면,  해사의 경우 칼턴 칼리지, 보든 칼리지와 공동 6위다. 육사는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와 공동 9위다. 마지막으로 공사도 바나드 칼리지, 콜게이트 유니버시티, 해버퍼드 칼리지와 함께 공동18위다.

사관학교가 리버럴 아츠로 분류되는 이유는 대학원이 없는 학부 중심의 대학이면서 기초 학문 중심이기 때문이다. 실제 200여 년 전에 세워진 대부분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기초 학문 위주인 것과 같다. 또한 장교를 배출해야 하므로 리더십에 관한 인성 교육 등 기초를 확실하게 다져준다.  

사관학교를 나와 임관하면 최소 5년간 현역 복무와 3년의 예비군 복무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 점은 다른 대학에서 재정 보조를 받고 다닌 학생들과는 다르다. 반면 이들이 익히게 되는 리더십은 군대를 비롯해서 정부 관공서, 일반 사기업체에서도 특별히 인정한다. 리버럴 아츠이므로 대학원에 진학하면 또 다른 가치를 가진 전문인도 가능하다. 의과대학원은 물론 법과대학원, 로즈장학생이 되어서 영국 옥스포드 대학으로 유학을 갈 수도 있다. 사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나 부모들은 꿈 이외에도 특별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웨스트포인트를 비롯한 사관학교는 군대를 지휘하는 장교를 양성하는 기관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 프랑스에서 운영하는 관료를 위한 고등교육 기관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는 국립대학은 사관학교 뿐이다. 학비는 없다. 월 1017달러(2015년)를 책값 및 생필품 구매 비용으로 받는다.  연방 정부에서는 2학년 말에 마지막 사인을 요구한다. 이제까지의 학비는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나머지 2년을 마치고 의무 복무를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대학으로 편입할 것인지 묻는 것이다. 이 정도면 꼭 하겠다는 사람만 시킨다는 의미다.

생도들은 4년내내 기숙사생활을 한다. 3인 1실로 이뤄져 있고 모든 생도는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를 함께 한다. 기별 생도회가 있어 자치적으로 운영된다.

◇입학 과정

1802년에 설립된 육군 사관학교의 재학생은 대략 4000명 이상이다. 이는 학년별로 1000명 안팎이라는 것이다.  

매년 3500~4500명 정도가 지원한다. 이중 1500여 명에게 합격증을 주고 1100~1200명 정도가 입학하고 최종적으로 900~950명이 졸업한다. 1학년에 진입하기 전 여름방학에 7주간의 훈련이 첫 난관이다. 여기서 합격자의 20%가 그만둔다고 한다.  사관학교에 들어가려면 고교 시절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9학년이나 10학년에는 공부와 스포츠 활동에 충실하면 되지만 11학년에는 신체 단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스포츠팀에서 활동했으면 푸샵, 싯업, 러닝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풀업(턱걸이)은 상체 발달이 드문 경우이므로 몇 개월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신체 과목은 1~2종목이 미달이어도 문제가 없다. 전체 성적에서 1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12학년부터 입학 과정은 시작된다. 우선 12학년이 되기 바로 직전인 11학년 6월에 학교에서 주최하는 1주일 짜리 서머캠프에 참가할 수 있다. 이 캠프를 통해 시스템과 정보와 적성을 파악하는 시간이 된다. 아울러 7~8월에는 온라인 어카운트를 개설하고 입학 지원 프로세싱을 시작한다.필요한 지원 서류는 일반 리버럴 아츠 대학과 똑같다. 수시로 이메일로 연락하여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제 8~9월에는 체육 교사나 가까운 군부대에서 체력 검사를 받아서 결과를 제출한다. 아울러 9~11월 사이에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다.


◇연방 의원 추천 받기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과정이 바로 연방 의원의 추천서를 받는 것이다. 사관학교 지원 과정에서 연방 의원의 추천서를 받는 것은 연방 의원이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사관학교의 학생 선발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이다. 3억이나 되는 인구 중 매년 겨우 1000명씩 뽑아야 되는 사관학교 입장에서는 연방 의원 사무실에서 추천한 학생이라야 믿을 수 있다. 그래서 명칭은 추천이지만 실제로는 후보자 선발(nomination)이다. 의원 한 명당 불과 몇 명만 추천할 수 있으니 그 경쟁도 치열하다.  

지원서 작성에 앞서 갑자기 나타나서 추천해달라고 하면 아무도 안 해주는 이유다. 오래전부터 함께 봉사활동하고 지켜본 지원자만을 후보로 올려 주는 것이다. 이 과정을 연방 의원 후보자 프로세스(Congress Men Nomination Process)라고 한다. 12학년 11월에 시작된다.

절차는 지원서 접수와 더불어 지역구 연방 의원 사무실에 연락하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인터뷰를 한다. 결과는 대개 12월 말이나 1월 초에 통보해 준다. 이 과정을 통해서 200%에 해당하는 학생이 추천된다. 실제 합격자는 학교 본부에서 결정한다. 이는 다른 대학과 다를 바 없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12학년 1~ 3월중에 있다. 하지만 연방 의원은 4년에 딱 20명만 추천한다. 1년에 5명 꼴이고 5개 사관학교를 따져보면 많은 숫자는 아니다.  

연방 의원 추천이 아닌 다른 방법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지원자 및 합격자 정보

사관학교에 들어가려면 일단 17~23세 사이에 있는 미혼에 법적으로 부양할 자녀가 없어야 한다. 지원서 마감은 1월31일이다. 합격자 중 중위 50%의 SAT점수는 1200-1440점이고 세분해보면, 1200-1399는 42%, 1400-1600은 38%, 1000-1199는 20%다. 합격자의 41%는 출신 고교에서 상위10%안에 들었다. 조기전형은 없고 평균 합격률은 11%정도다.

◇재학생 정보와 랭킹

재학생 2021년 가을학기의 경우 4594명이다. 2022년 봄학기 재학생의 인종별 구성을 보면, 백인은 62%이고 흑인 13%, 히스패닉 12%, 아시안 8%, 외국인 1%, 아메리카원주민 1%다.  

4년만에 졸업하는 비율은 80%이고 1976년부터 남녀공학이 돼서 현재 남녀 비율 76:24다.

인기 전공들은 엔지니어링 24%, 소셜사이언스 20%를 비롯해 외국어 및 외국문학 7%, 역사학 6%, 경영학 및 마케팅 5%, 군사기술학 5%, 심리학 5%, 컴퓨터 및 정보과학 4%, 공학관련 기술학 4% 순이다. 학생과 교수의 비율은 7대1, 20명 이하 강좌는 97.7%, 20~49명 강좌는 2.3%다.

내셔널 리버럴 아츠 칼리지 부문 공동 9위를 비롯해 고교 카운슬러가 추천하는 랭킹도 공동 2위, 리버럴 아츠 칼리지 공립학교 부문에서는 2위를 차지했으며 엔지니어링 프로그램도 5위를 차지했다.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