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지망생 학부 선택] 프리메드와 의대진학률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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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많은 주립대학 오히려 불리
독해력 부족하면 LAC좋지 않아

미국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정답이 없는 무척 어려운 문제다. 난제도 이런 난제가 없다. 그런데 나중에 의대에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학부 선택은 더 어려운 문제다. 대개 주립대학이냐 리버럴 아츠 칼리지냐를 놓고 고민한다. 궁극적으로 의과대학원 진학에 유리할 지를 알아봤다.  

하버드 의과대학원 전경. [Samir B Amin]

의대 지망생 대부분이 학부 합격통지서를 받아들면서 고민하는 것은 의대 진학에 어떤 학부가 유리 할지다. 특히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에 모두 합격한 학생이라면 어느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하버드 의대에 진학하는데 가장 유리할지 한번 더 고민하게 된다. 아울러 주립 대학과 사립대학 중에서 어디에 진학하는 것이 더 유리할 지도 알고 싶어진다.  

이런 경우, 전문가들은 학생의 능력과 성향에 맞게 목표를 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진학할 대학을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도시 출신으로 경쟁이 치열한 고교를 졸업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고교를 졸업한 학생이 같은 대학에 합격했더라도 객관적 학습 능력에 차이가 있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의 유명한 특수 목적 공립고교인 TJ나 사립 명문 엑스터 등 같이 고교시절에 이미 치열한 경쟁을 경험한 학생과 지방의 작은 고교를 졸업한 학생이 프린스턴에 진학하는 경우에 대학 학부에서의 학업 성취도를 비교한다면, 틀림없이 고교에서 엄청난 경쟁을 겪고 프린스턴에 진학한 학생이 더 좋은 성적을 얻을 확률이 높다. 특히 한인 학생들의 경우에 두드러진 특성이다.

소위 ‘HYP(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중 한 곳에 진학할 것을 고민하는 한인 학생과 부모는  대부분 어차피 하버드를 선택한다.

하지만 유명 주립 대학과 명문 사립대학을 놓고 저울질하는 가정에게는 자녀의  성향과 장래의 꿈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절실하다. 학부 성적이 아주 좋아야 의대 진학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립대학과 리버럴아츠

일반적으로 주립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의대 진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학생 숫자가 많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만약 UC버클리에서 프리메드 과목을 수강하려면 심한 경우에는 1000명이 한 교실에서 수업에 참여한다. 같은 과목을 20명이 수강하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LAC) 학생과 비교하면 수업 내용은 차이가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수업 집중도나 교수와의 친밀도 및 해당 과목에 대한 리서치 참여 가능성, 게다가 해당 교수에게서 강력한 추천서를 받을 확률 등 모든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론 1000명이 듣는 수업에서도 눈에 띄게 뛰어난 학생이 출현할 수 있고 그 학생이 리서치 기회도 잡고 강력한 추천서도 확보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확률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버클리 학생들은 모두 톱클래스로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는다.

반면 모든 학생에게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어울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무리 좋은 교육 환경과 뛰어난 교수진이 제공되더라도 영어 독해력이 따르지 않는다면 후회할 선택이 될 수 있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특성은 대학시절에 깊은 학문적 고찰을 거쳐서 졸업시킨다는 점이다 보니 엄청난 양의 글을 읽고 써야 한다.  

이런 뛰어난 교육 분위기가 의대에 진학해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학부 학점 관리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또한 학생이나 부모의 인생관을 고려하면 집에서 가까운 주립대학을 나와도 의대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 자주 모여 얼굴을 보며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고교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아직 이 선택의 무게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고 나면 대부분 경우 본가에서 잠을 자는 일이 1년에 1개월이 안 된다. 특히 프리메드 학생이라면 방학기간에도 봉사, 리서치 등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으므로 집에 있다면 오히려 부모가 불안해 한다.  

남경윤 의대 전문 컨설턴트는 “교육의 질만 따진다면 분명히 명문 사립대학만 못한 주립대학이지만 부모와 자식 간의 교류를 고려하여 가까운 곳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가정의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1세대인 부모가 잘 몰라서 주립대학이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보다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으로 잘못 판단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또 “어떤 학부를 선택하더라도 정확한 정보에 따라 장단점을 따져 올바른 결정을 내리면 된다”고 덧붙였다.

▶프리메드 확인해야

자녀가 합격한 대학들에 직접 방문하여 수업을 들어보고 기숙사에서 잠도 자보며 프리메드(Pre-Med)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대학은 자녀가 앞으로 4년간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먹고 자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는 집이다. 부모들이 집을 고를 때 교통편의, 학군, 안전, 가격 등을 고려하여 선택하듯 자녀들이 대학을 고를 때도 지역, 학비, 평판, 자신의 경쟁력 등을 모두 고려하여 선택해야 하며 이를 알기 위해서는 합격한 대학 중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꼭 방문해야 향후 4년 혹은 평생 후회할 일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기숙사 복도에 자욱한 대마초 냄새가 거슬리는 학생이라면 아무리 최고 명문대학이라 할지라도 진학을 하지 않는 것이 맞다. 모든 명문대학의 기숙사 복도에 대마초 냄새가 진동을 하지는 않지만 좋은 대학 기숙사에는 대마초나 과도한 음주 행태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선택은 자녀 스스로의 몫이다. 대학에서의 대마초나 음주 문화가 건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며 대처하는 것도 자녀들이 감당해야 한다.  

자녀 스스로 방해요소가 가장 적은 대학 중에 프리메드 학생을 돕는 학교 자체의 시스템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립대학은 대부분 프리메드 어드바이징 제도 자체가 없을 수 있고, 프리메드 위원회가 따로 없어서 의대에 원서를 제출할 때 학교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립 명문대학은 자체 프리메드 지원제도가 최고로 좋다고 자랑한다.  최소 두 군데 대학은 방문해서 확인해봐야 차이점을 알 수 있다.  

또한 해당 대학의 의대 진학률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특히 아시안 학생의 진학률에 초점을 맞춰야지 전체 학생의 진학률은 의미가 없다. 미국내 의사(MD)를 양성하는 주류 의대에 대한 진학률만 염두에 두는 것도 중요하다.  

거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캐러비안 의대에 진학한 경우나 정골의사(DO)를 양성하는 의대에 진학한 경우도 모두 포함시킨 의대 진학률을 소개한다. 특히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졸업생들이 의대에 진학한 경우는 한인 학생들의 향후 의대 진학 여부와 관계가 없으므로 학교에 질문 시에 조심스럽게 정확히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학교에서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의대 진학률이 90%라고 자랑하면 그걸 믿고 학생들이 많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지 캐러비안 의대 진학과 DO 스쿨 진학률을 따로 제공하여 실제 MD 의대 진학률은 90%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리기를 주저한다.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