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l 여름방학 독서 활동
“여름방학은 독서능력 향상에 최적
연령에 맞춘 책 선택으로 흥미 유발”
방학 맞이 독서 가이드
학생들에게 여름방학은 학기 중에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채우거나 쉼을 통해 재충전하는 시간으로 여겨진다. 여름방학 우선순위를 정하다 보면 다양한 여름캠프, 봉사활동, 인턴십 등이 선순위를 차지하고 학교를 다니면서도 매일 읽게 되는 독서는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려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름방학을 통한 독서 활동이 학생들의 독해력과 비판적 사고를 길러줘 우수한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숙제, 프로젝트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학기 중에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필독서 외에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오히려 여유가 있는 여름방학을 통해 독서활동을 펼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이유다. 다음은 여름방학 독서 활동의 중요성과 연령별 독서 가이드 및 올해 여름 읽을만한 추천도서를 정리한 내용이다.
◆여름방학 독서의 중요성
전문가들이 여름방학을 통한 독서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여름방학 학습 손실'(Summer Learning Loss) 때문이다. (참고기사 보기)
2015년 랜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학생들은 매년 여름방학마다 읽기와 수학에서 학기 중 기준 평균 1개월 분량의 학습량이 손실된다.
학습량 손실은 누적되어 중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의 경우 약 반년에 해당하는 학습량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여름방학 학습 손실은 저학년일수록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손실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독서이다. 테네시 대학 리차드 알링턴과 앤 맥길-프래젠 교수가 공동으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름방학을 통해 꾸준히 독서를 한 학생은 오히려 독해력 부분에서 약 한 달치 학습량을 얻었다. 출판사 세이지(Sage)가 지난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유치원생부터 8학년까지를 대상으로 여름방학 독서의 효과를 분석해 발표한 논문 또한 여름방학 독서를 한 학생들이 다음 학기에 평균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비단 독서가 독해력 부분만 키워주는 것이 아니다. 영국 엘리스 설리번 박사가 1만7000명의 영국인의 어린시절부터 성인까지의 성장과정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꾸준한 독서를 한 집단의 경우 문법, 맞춤법, 독해력뿐만 아니라 수학과 과학 점수에서도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자녀의 평생 독서습관을 길러줘야 하는 이유다.
◆연령별 독서 지도법
자녀의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무턱대고 책상에 앉게 한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없던 독서 습관이 생기지 않는다. 연령과 학년에 맞게 단계별 독서를 통해 자녀들의 흥미를 이끌어내야 한다. 다음은 교육잡지 LA패어런츠(LA Parents)가 소개한 연령별 독서 지도법이다.
–유아기: 어려서 아직 혼자서 책을 읽지 못하는 시기다. 책을 좋아할 수 있도록 집안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밝고 귀여운 주인공이 나오는 책을 함께 읽다 보면 자녀는 부모와 특별한 유대 관계를 갖게 되면서 책에도 흥미를 갖는다.
–유치원~1학년: 초기 독서 단계다. 그림이 많이 들어 있는 그림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면 자녀가 책의 내용을 파악하고 새로운 어휘들을 배우게 된다. 자녀가 혼자서 책을 읽기 시작하더라도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부모가 소리 내어 읽어주는 시간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
–2~3학년: 독립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단계다. 이 연령대부터는 혼자 계속해서 책을 읽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시리즈물이 좋다.
–4~5학년: 책을 읽고 부모와 책의 내용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단계이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부모가 질문을 만들어 자녀에게 대답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이때부터 하루에 5분 또는 10분일지라도 책을 읽는 시간을 따로 정해 규칙적으로 지키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고교생, 예비 대학생: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 서핑을 하고 채팅을 한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서 책 읽는 시간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런 자녀라면 시사 문제에 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뉴욕타임스, CNN, 월스트리트 등 뉴스를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또 자녀가 읽고 싶어하는 잡지가 있다면 정기 구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녀의 능력에 맞춘 도서 선택 필요
렉사일 지수 통해 독해력 수준 파악”
◆읽을만한 책 고르기
여름방학을 통한 독서의 중요성과 연령별 독서 지도법을 알았다면 내 자녀에게 알맞은 독서 리스트를 정해야 한다. 인터넷을 보면 학년별로 읽을만한 책을 소개하는 다양한 사이트가 있다.
특히 미국도서관협회(ALA), 비영리교육재단 ‘그레이트스쿨’ 등 권위 있는 기관에서 추천하는 도서 목록은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은 학생들을 위한 추천도서 정보를 제공하는 일부 웹사이트 정보를 정리한 내용이다.
ALA는 매년 발행된 아동책 중 문학부분에 뉴베리상(The Newbery Medal)을, 일러스트 부분에 칼데콧상(The Caldecott Medal)을 수여한다. 뉴베리상은 18세기 영국의 서적상 존 뉴베리의 이름을 딴 것으로, 매년 미국의 가장 훌륭한 아동문학작품 작가에게 수여되고 있는 상이다. 또 칼데콧상은 19세기 ‘근대 그림책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 삽화가 랜돌프 칼데콧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매년 최고의 그림책을 그린 그림책 작가에게 준다.
◆미국도서관협회
2021년 존뉴베리상은 태 켈러의 “When You Trap a Tiger”가, 2021년 칼데콧상은 캐롤 인드스톰 글, 미카엘라 고아데 그림의 “We Are Water Protector”가 수상했다. 미국도서관협회 웹사이트를 통해 과거 존뉴베리상과 칼데콧상을 수상한 작품들의 리스트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웹사이트: http://www.ala.org/alsc/
◆전국과학교사협회 (NSTA)
미래 STEM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매년 NSTA에서 발표하는 ‘최우수 STEM 도서 목록 K-12’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2021년 최우수 STEM 도서 목록에는 ‘Animal Homes’를 필두로’Atomic Women’, ’Audubon Birding Adventured for Kids’ 등 자녀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해결하고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34권의 책이 선정됐다.
STEM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이라면 이번 여름방학을 통해 추천도서를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웹사이트: https://www.nsta.org/ostb-2021
◆그레이트스쿨
공립학교 평가, 교육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교육재단 ‘그레이트스쿨’은 과학, 역사, 다문화 이해, 미스터리 등 장르별 추천 도서뿐만 아니라 프리스쿨부터 8학년까지 학년별 추천도서를 제공하여 여름방학 도서 찾기를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웹사이트: https://www.greatschools.org/gk/book-lists/
◆칼리지보드
대입을 준비하는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칼리지보드가 선정한 101개의 추천도서 리스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학이 요구하는 지원서나 SAT 에세이 작성에 다양한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칼리지보드 추천도서 리스트 옆에 쓰여져 있는 ‘렉사일(Lexile) 지수’이다. 개인의 독서 능력과 수준에 맞는 도서를 골라 읽을 수 있도록 교육 연구기관 ‘메라메릭스(Meramerrics)’사에서 개발한 독서능력 평가지수인 렉사일 지수는 해당 도서가 어느 정도 수준의 독서능력을 요구하는지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자녀의 렉사일 지수를 파악한 후 칼리지보드가 선정한 101개의 추천도서 중 수준에 맞는 도서를 골라 읽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웹사이트: http://wcpscollegeandcareer.weebly.com/uploads/7/7/1/1/7711918/college_board_recommended_books.pdf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