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칼럼] 아시안 차별과 UC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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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1/08/02 미주판 21면 입력 2021/08/01 19:00

최근 UC가 발표한 2021년 가을학기 합격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한인 신입생 합격자는 2659명이다. 지난해 UC를 지원한 한인 학생은 총 3498명. 이중 76%가 합격했다. UC에 따르면 가주 신입생 합격률은 65.7%로 나타났다. 지원자 12만8128명 중 8만4223명이 합격했다. 이와 비교하면 한인 합격률은 낮지 않다. 게다가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해 UC 캠퍼스로 편입한 693명까지 포함하면 UC 한인 합격생은 3352명으로 절대 적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 지난 2019년도 통계의 경우 74.4%의 합격률로 올해보다 낮았지만 2020년도의 경우 3272명이 지원해 2686명이 합격하며 82.1%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올해 합격률보다 무려 6.1%포인트가 높았다.

캠퍼스별 합격률을 보면 더 자세히 보인다.

최다 지원자가 몰렸던 UCLA의 경우 한인 합격률은 전년도의 19%에서 4.5%포인트 떨어진 14.5%를 기록했다. 버클리 역시 전년도의 517명(합격률 24.2%)보다 적은 511명(21.1%)이 합격 통보를 받았다. 어바인의 경우 지난해 980명(36%)이 합격했지만 올해는 761명(25.9%)만 입학허가를 받았다. 샌디에이고의 경우 지난해(1211명, 45.5%)보다 무려 241명이 줄어든 970명(33.6%)만 합격했으며, 샌타바버러 역시 전년도 합격률(47.1%)에서 급락한 30.3%를 기록했다.

편입률도 마찬가지다. 한인 학생들의 편입률은 2019년 78%, 2020년엔 76.3%였지만 올해는 75.2%로 하락했다.

이는 입학 사정의 변화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수업을 받고 대입시험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학생들에게 입학 기회의 문을 넓히기 위해 대입시험(SAT·ACT) 점수를 신입 지원자 평가 항목에서 제외한 정책이 한인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입학 문을 좁힌 셈이 됐다.

통계를 보면 아시안 합격자는 전년도보다 631명이 늘어난 2만8402명이다. 그러나 합격률은 전년도보다 1%포인트 낮아진 34%다. 백인 학생 합격률 역시 전년도보다 1%포인트 줄어든 20%를 기록했다.

반면 흑인 학생들의 올해 합격률은 5%로 전년도와 동일하지만 지원자가 늘어난 만큼 합격자 수는 전년도보다 621명이 추가됐다. 라티노 학생 역시 전년도보다 1%포인트 늘어난 37%를 기록하며 전년도보다 2558명이 추가된 31220명이 합격했다. UC의 SAT 점수 면제 정책이 라틴계와 흑인 학생들에게만 통로를 넓혀준 것이다.

교육전문지 ‘애틀랜틱’은 최근호에 아예 “UC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아시안과 백인을 향한 보이지 않는 차별 정책을 지적했다. 이 매거진은 지역별, 학교별로 지원자를 평가하고 에세이를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는 UC가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해 SAT 점수를 없앤다는 설명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본지가 발행하는 교육섹션 ‘에듀브리지플러스’ 창간 1주년을 맞아 지난 12일부터 2주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UC 정책에 대한 한인 학부모들의 착잡한 마음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응답자 3명 중 2명은 대학이 SAT 점수를 반영해야 한다고 대답했으며, 43.4%는 UC의 SAT 점수 면제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내년도 UC 지원 시즌이 이달 1일부터 시작됐다. 팬데믹이 끝나가는 내년에는 SAT 점수 정책이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하다.

장연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