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 전공 선택 변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사회 다방면에 걸쳐 새로운 시대를 도래케 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은 ‘위드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완화되겠지만 급격한 변화의 후폭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일례로 팬데믹이 고조되던 시기에 시니어가 됐던 2022년 졸업반(Class of 2022) 고교생들은 기존과는 사뭇 다른 전공 영역에 관심을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칼리지 정보 사이트인 인텔리전트(Intelligent.com)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상 초유의 이 바이러스 대란은 현 입시생들이 전공을 선택하는 양상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리전트는 지난 6월 미 전역의 17세~19세 사이의 고교 시니어 총 125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의 대학 전공에 대한 관심 영역 분포도는 최근 2년 이내의 시니어들과는 두드러진 차이점을 보였다. 이들의 특징은 예년(2018-2019 NCES자료)에 비해 국토안보, 법집행, 저널리즘과 같은 전공 분야에 대해 관심이 줄어든 반면 법률 및 지역, 민족, 문화, 젠더와 특정 그룹 관련 전공에 더욱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 조사 보고서는 변화된 관심사의 원인으로 지난 한해 발생한 루스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이나 BLM운동 국회의사당 공격 등 일련의 사회 정치적 이벤트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커뮤니케이션과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도는 대폭 떨어졌는데 이에 대해서는 사회 전반에 흐르는 미디어에 대한 불신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편 이 조사의 결과 중 눈에 띄는 내용 중 하나는 바로 고교 시니어 응답자의 42%가 신종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장차 대학에서 공부할 분야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끼쳤다고 답한 것이다.
이들 그룹과 펜데믹은 전공 선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그룹이 관심사를 표출하는 양상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먼저 팬데믹으로 인해 전공하고 싶은 분야에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그룹은 대학에 진학하면 공공 행정이나 사회 봉사 지역 민족 문화 젠더나 특정 그룹에 대한 학문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 동안 사회적 논의의 쟁점이 되어 왔던 일련의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들 그룹에서는 상대적으로 의료계 직종에 대한 선호도가 낮았고 팬데믹이 STEM이나 의료계 전공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최근 포브스(Forbes) 역시 이 조사 결과를 인용 보도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을 집중적으로 다뤘는데 이들 그룹이 팬데믹의 영향을 받았다면서도 보건 및 STEM 관련 분야로 관심사를 대폭 전환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던 프런트 라인 의료계 종사자들이 감당해야 했던 부담감이나 책임이 얼마나 컸는지 학생들이 직 간접적으로 목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팬데믹 상황이 자신의 전공 선택 동기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그룹은 대부분 대학에서 의료 및 STEM과 관련 분야를 전공할 예정이라고 답하거나 전공결정 유보(undecided) 성향을 나타냈다.
전공선택에 있어서 팬데믹의 영향력 유무와 별도로 특정 전공 영역을 선택하는 주요 요인에 대한 질문(중복응답 가능)에는 전체 응답자의 55%가 ‘내가 관심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즉 본인의 관심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했다. 참고로 전공 선택에 있어서 팬데믹의 영향력이 낮다고 응답한 그룹에서는 이 요인을 꼽은 비율이 60%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51%의 응답자들이 ‘미래 직업의 기회’가 있어서 그리고 42%는 ‘잠재적 수입’ 요인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눈길을 끄는 요인 중 하나는 전체 응답자 중 35%의 응답자가 특정 전공을 택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사처인 인텔리전트는 Z세대인 이들은 역대로 가장 다양한 인종적, 민족적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고등 교육을 제일 많이 받은 세대로서 시민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진보적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인텔리전트는 이 같은 조사를 통해 대학 전공 선택의 변화 양상을 확인하는 것은 팬데믹 속에서 입시에 임하는 세대가 향후 견지할 직업에 대한 태도를 일정 부분 예측할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균범 기자
팬데믹 이후 주목받는 유망 전공
대학 전공 선택을 고민하는 고교생 또는 이미 대학에 재학 중이지만 부전공으로 취업의 기회를 확장하고 싶거나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 있다면 다음의 전공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학 장학금 및 재정지원 전문 정보 사이트 페스트웹(fastweb)이 제안하는 유망 전공들이다.
▶의대 간호대
두말할 필요 없이 선망의 대상이 되는 전공들이다. 시간을 두고 철저히 준비해야 하지만 지금으로선 두드리면 열릴 가능성이 조금은 더 커졌다. 지난해 CNN은 의대 합격률이 18% 증가했다며 일부 의대들의 의대생 확보 현상을 보도하기도 했다.
▶공중보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중보건 담당자의 역할과 중요성이 수면위로 드러난 덕분에 해당 직업군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연방정부 주 정부 카운티 등 각급 정부 레벨에서 커뮤니티와 소통하면서 시민들에게 보건 지침을 설명하고 후속 조치를 맡을 공중 보건 담당자에 대한 수요가 크다.
▶사이버 시큐리티
학교 은행 관공서 병원 주유소 등 우리가 일상에서 거치는 대부분의 장소가 디지털화됨에 따라 사이버 보안은 반론의 여지 없이 중요해졌다. 앞으로 기술이 더욱더 빠르게 진화함에 따라 사이버 보안의 역할도 지속해서 진화할 것이므로 다양한 작업이 필요하다.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 덕분에 높은 급여와 직업 만족도를 유지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공급체인 & 물류 시스템 공학
코로나19 초기 화장지 부족을 겪으며 공급체인과 물류 생산의 중요성은 한꺼번에 수면에 떠 올랐다. 그리고 백신 배포의 어려움을 직접 경험하는 동안 물류 관리가 부족하면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공급체인과 물류는 현대인의 삶 속 곳곳에서 순조로운 순환을 책임지고 있다.
▶화학 생물 바이러스학
걷잡을 수 없었던 팬데믹의 질주를 이 정도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은 그토록 짧은 시간 내에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백신 연구자들의 공이 크다. 컴퓨터 공학만큼이나 화학 생물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분야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주목받을 전공이다. 팬데믹과 같은 상황이 일상이 되지 않도록 기초 과학 연구를 담당할 인재들의 도전이 요구된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