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같은 조건 백인보다 주요대학 합격률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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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입력 2023.08.08 21:03

NBER, 인종별 주요대학 합격률 비교 보고서
“백인 상류층 레거시·기부입학이 아시안 학생에 피해”
주요대학 운동선수 신입생, 백인이 아시안의 4배

(사진=NBER 홈페이지 캡처)

아시안 학생들이 백인 학생들보다 주요 명문대학(Selective Colleges)에 합격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분석이 나왔다. 같은 조건일 경우 백인 상류층의 전유물인 ‘레거시(Legacy) 입학’ 때문에 아시안들이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는 연방대법원이 소수계 우대 대학 입학제도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후, 레거시 입학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

8일 NBER가 주요 명문대학 지원서 68만6000개를 분석·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안 지원자는 비슷한 조건을 가진 백인 지원자보다 입학 가능성이 28%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SAT 성적 등 각종 시험점수, 과외활동 등 서류상 자격이 모두 같다고 가정했을 때 아시안 입학률이 28% 낮았다는 설명이다. 인종별로 대학 입학 과정서 불이익을 받는 정도를 숫자로 파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NBER는 같은 조건일 때 입학률 격차가 발생한 원인으로 부모가 해당 대학 졸업생일 때 자녀에게 특혜를 주는 ‘레거시 입학’과 ‘기부 입학’을 꼽았다. 서류상 설명할 수 없는 이 부분에선 백인 학생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는 설명이다.

아시안 그룹 내에서도 출신 지역별 격차가 있었다. 한인을 포함한 동아시아계 지원자들의 경우 백인보다 입학 가능성이 17% 낮았던 반면, 남아시아계 학생들은 백인보다 입학률이 49% 낮았다.

NBER는 이번 분석에서 운동선수 자격으로 주요 명문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원서는 제외했다. 다만 이들까지 포함했다면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의 입학률 격차는 더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대학 운동선수 신입생은 백인이 아시안의 4배 수준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NBER는 “대학들이 시험 점수와 과외활동 등 정량적 부분만 고려한다면, 주요 명문대학에 합격한 아시안 학생의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하버드대 경제학과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레거시 입학을 비판한 바 있다. 상위 1% 가정 출신 학생은 일반 학생보다 명문대 합격 가능성이 34%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