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성적, 부모 학력·재력과 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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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입력 2023.08.06 19:32

SAT는 칼리지보드에서 주관하는 대학 지원 표준화 시험이다. SAT를 처음 고안할 때의 목표는 대학 지원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의 재력·학력 수준과 자녀들의 성적과의 상관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시험이 됐다. 즉 부모 학력이 높고 집이 부유할수록 자녀들의 시험 성적이 높다.

2014년 SAT 성적과 부모 재산·학력을 분석한 자료가 발표됐다. 그 결과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자녀 성적이 높게 나타났다. 가구소득 2만달러 미만인 학생의 평균점수는 1321점(2400점 만점)에 불과했지만 20만달러 이상 가정의 학생은 1714점으로 나왔다. 거의 400점 차이다. 또한 2만달러 미만에서 20만달러 이상까지의 10단계 구분에서 한 단계도 예외없이 ‘수입이 많을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비례’는 지켜졌다.

1만~2만달러 가구소득 가정의 학생 점수는 1321점, 2만~4만은 1102점, 4만~6만은 1461점, 6만~8만은 1497점, 8만~10만은 1535점, 10만~12만은 1569점, 12만~14만은  1581점, 14만~16만은 1604점, 16만~20만은 1625점, 20만 달러의 이상은 1714점이다. 가구소득 증가에 맞춰 성적 상승이 정확히 비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AT가 ‘학업 적성 테스트(Scholastic Aptitude Test)’가 아닌 ‘학생 재력 테스트(Student Affluence Test)’로 전락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AT는 2016년 전까지는 수학·독해·작문의 3개 부문으로 치러졌다. 만점은 2400점이었다. 3부문 중에서 수학이나 독해에 비해 작문에서 가정환경에 따른 수험생들의 학력 격차가 컸다. 부유층 학생과 저소득 학생의 작문 점수차이가 평균 78점으로 나타나 수학(75점)이나 독해(72점)보다 높았다.  

2016년부터 작문 부문을 없애고 1600점을 만점으로 SAT를 변경했지만 빈부격차에 따른 성적차이는 사라지지 않았다.  

170만 명이 치른 2022년 SAT시험의 평균 점수는 1068점(만점 1600점)이다. 주별로도 평균 점수는 차이가 있고 인종별로 우열도 크다. 또한 수학은 남학생이 여학생 보다 우수하고 영어는 여학생이 남학생에 앞서는 전형적인 패턴도 있다. 문제는 빈부에 따른 학력 차이다. 가구수입이 5만1591달러 미만인 학생들의 평균이 914점인 반면 11만244달러 이상 상 가정의 점수는 1161점이다. 무려 250점 가까운 차이다.  

부모 학력별로 자녀들의 점수 격차도 뚜렷하다. 2014년 조사에서 고교 졸업장이 없는 부모에서 태어난 학생의 평균 점수는 1294점(2400점 만점), 고교 졸업은 1394점, 2년제 대학은 1434점, 4년제 대학은 1576점, 대학원 이상은 1689점이다. 소득에 따른 점수 상승과 동일한 패턴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시험방식을 개선해 빈부에 따른 성적차이를 조금 줄일 수는 있지만 해결책은 못 찾고 있다. 빈곤층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는 부유층 학생과 경쟁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런 이유로 최근 명문대를 중심으로 입학사정에서 SAT 결과 제출을 폐지했지만 SAT 점수가 높으면 입학에 유리해 우수학생들은 여전히 응시하고 있다.